여름휴가로 집을 떠난 지 열흘이 넘었을 때였다.
휴가 중 우연히 기사를 하나 읽었다. 뜨거운 여름날 어항 속 반려새우가 빨갛게 변해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기사를 읽는 순간 집에 있는 어항이 떠올랐다. 집을 비운 지 벌써 열흘이 넘었는데, 그동안 어항은 괜찮았을까?
자동으로 켜지는 쿨러가 있기는 했다
여름에 어항의 온도가 올라가는 게 신경 쓰여서 이전에 쿨러 자동화를 만들어 놓았다.
처음에는 어항 수온을 직접 측정할 수 있는 Zigbee 센서를 찾아봤지만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지 못했다.
대신 스마트싱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에어컨의 실내온도 정보를 사용했다. 어항 위에는 외장형 컴퓨터 USB 쿨러를 설치하고, Zigbee 스마트 플러그를 연결했다.
실내온도가 설정한 기준을 넘으면 스마트 플러그가 켜지고 쿨러가 작동하도록 만든 것이다.
평소에는 이 자동화가 꽤 유용했다. 그런데 기사를 읽고 나니 쿨러만 믿고 있어도 괜찮은지 갑자기 걱정이 됐다.
스마트싱스를 열어 집 안 온도를 확인했다
휴가 중 스마트싱스 앱을 열어 집 안의 온도 기록을 확인해 봤다.
시간대별 온도를 살펴보니 실내온도가 상당히 높게 올라간 구간이 있었다.
집에 있을 때는 에어컨을 자주 사용하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시간대였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 집에서는 그 시간에 얼마나 더워지는지 처음 확인하게 됐다.
그렇다고 휴가 내내 에어컨을 작동시켜 놓을 생각은 없었다.
다음 날에는 전날 온도가 가장 높게 올라갔던 시간에 맞춰 스마트싱스로 에어컨을 원격으로 잠시 켰다.
여행 기간 중 그렇게 에어컨을 켠 날은 이틀 정도였다. 계속 켜둔 것이 아니라 더웠던 시간대에 잠깐씩 작동시킨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어항을 확인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어항을 확인했다.
다행히 어항 속 생물들은 모두 멀쩡했다.
평소 자동으로 작동하던 쿨러가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았다. 여행 중 잠깐씩 켰던 에어컨이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는 모르겠지만,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눈에 띄는 변화가 하나 있었다. 어항의 물이 평소보다 꽤 많이 줄어 있었다.
USB 쿨러가 계속 바람을 일으키면서 물이 많이 증발했던 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도 어항 속 생물들이 무사한 모습을 보니 정말 다행이었다.
처음 자동화를 만들 때는 더워지면 쿨러를 켜주는 정도만 생각했다. 그런데 여행 중 읽은 기사 하나 때문에 지난 온도 기록까지 살펴보고 멀리서 에어컨을 켜게 될 줄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