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할 때는 조명을 모두 끄고, 귀가하면 거실 불을 자동으로 켜고 싶었던 시기가 있었다. 사람이 집을 나가는지 들어오는지를 센서가 구분해 주면 버튼을 누를 필요도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중문에 설치하려고 산 제품은 ThingsOne 싱스원 문열림 센서 MPP03이었다. 현관 안쪽과 중문 주변에는 ThingsOne 싱스원 동작감지 센서 MTP03도 설치했다. 서로 다른 두 모델로 문이 열리는 순간과 사람의 움직임을 함께 확인하려 했다.
처음에는 외출 상태 하나만 알아보려고 시작한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목적으로 센서를 여러 개나 구매했다.
사용한 센서와 다른 스마트홈 장비의 모델 기록은 별도로 모아두고 업데이트하고 있다. · 문열림 센서 MPP03 제품 정보 · 동작감지 센서 MTP03 제품 정보
문이 열리는 순서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현관문과 중문이 열리는 순서에 사람의 움직임까지 더하면 외출과 귀가를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현관 쪽에서 문이 열리고 움직임이 감지되면 누군가 들어온 것으로, 반대 순서라면 나가는 것으로 판단하는 식이었다. 종이에 적어 놓으면 제법 그럴듯했다.
하지만 가족들이 매번 같은 순서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었다. 잠깐 밖에 나갔다 돌아오기도 하고, 한 사람이 나가더라도 다른 가족은 집에 남아 있을 수 있었다. 결국 누군가 외출했을 뿐인데 집에 남아 있는 사람의 조명까지 꺼지는 일이 생겼다.
이 자동화의 시행착오는 앞서 쓴 「스마트홈을 똑똑하게 만들수록 불이 꺼졌다」에 자세히 기록했다. 지금은 현관 옆 스마트 버튼을 눌러 전체 조명을 끄거나 거실 불을 켜는 방식을 사용한다.
자동화는 걷어냈지만 당시 구매한 센서들은 남았다.
문열림 센서에 이런 기능도 있었나?
MPP03을 구매할 때는 중문이 열렸는지만 감지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스마트싱스에 연결해 보니 문열림 상태 외에도 온도, 3축 센서, 진동 상태가 표시됐다. 문 하나를 감지하려고 샀는데 움직임과 기울기, 진동까지 살펴볼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그러다 보니 이 센서를 꼭 중문에만 사용해야 할까 싶었다. 집 안의 여닫이문과 미닫이문은 물론, 조금 다른 방식으로 열리는 창문까지 떠올랐다.
기울어지는 시스템 창호에도 쓸 수 있을까?
특히 궁금했던 것은 틸트앤턴(Tilt & Turn) 방식의 시스템 창호였다.
이 창호는 옆으로 여는 턴 방식뿐 아니라 창짝의 윗부분을 안쪽으로 기울여 환기하는 틸트 방식으로도 열 수 있다. 일반적인 문열림 감지만으로도 자석이 멀어지면 열린 상태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움직이는 창짝의 기울기가 달라진다면 3축 센서로 틸트와 턴을 구분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아직 실제로 설치해 확인해 본 것은 아니다. 센서를 붙이는 방향에 따라 값이 달라질 것이고, 스마트싱스 루틴에서 3축 값을 원하는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그래도 중문에 붙일 작은 센서를 사 놓고 창문의 여는 방식까지 생각하게 된 게 재미있었다.
진동으로 중문 움직임을 감지해 봤지만
중문에 센서를 달아두자 다른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가족 중 누군가는 꼭 중문을 끝까지 닫지 않고 다녔다.
처음에는 문이 열려 있으면 가족에게 알림을 보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중문을 지나 다른 곳에 있는 사람이 알림을 본다고 일부러 돌아와 닫을까? 그럴 것 같지는 않았다.
그때 문열림 상태값 외에 진동 센서로 문이 실제로 움직이는 순간을 감지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 직접 이 기능을 이용한 자동화를 만들어 실험해 봤다.
그런데 기대만큼 일정하게 동작하지 않았다. 문을 열었는데도 진동이 감지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고, 반대로 지나가다가 문을 툭 건드렸을 뿐인데 감지되는 경우도 있었다.
문을 여닫는 움직임과 우연한 충격을 안정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웠다. 몇 번 시도하다가 결국 이 방식도 포기했다.
진동 센서는 여전히 궁금하다. 창문에 붙이면 바람에 흔들리는 움직임을 알아볼 수 있을까? 다른 물건에 붙이면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아직은 활용할 곳을 더 생각해 보는 중이다.
화장실 조명을 자동으로 끄는 건 어떨까?
외출 감지에 사용했던 모션 센서도 다른 곳에 쓸 방법을 생각해 봤다.
아이가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불을 끄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화장실에 모션 센서를 설치하고 일정 시간 움직임이 없으면 불을 끄도록 해볼까 싶었다.
그런데 가만히 앉아 있거나 센서가 움직임을 놓치는 상황이 떠올랐다. 화장실 안에 사람이 있는데 갑자기 불이 꺼지면 난감할 것 같았다.
결국 화장실 조명 자동화는 구상만 하고 실제로 시도하지 않았다.
지금 MTP03 동작감지 센서는 서랍 안에 있다
그렇다면 외출을 감지하겠다며 샀던 MTP03 동작감지 센서는 지금 어디 있을까?
하나는 서랍 안에 넣어두고 사용하고 있다. 서랍을 열 때 움직임이 감지되면 스마트싱스가 '서랍이 열렸습니다'라는 알림을 보내도록 했다.
물론 서랍의 열림·닫힘 상태를 직접 측정하는 것은 아니다. 서랍이 열리면서 감지되는 움직임을 알림 조건으로 쓰고 있다.
현관에서 가족의 외출과 귀가를 판단하려고 샀던 센서가 지금은 서랍 안에 들어 있다. 처음 구매할 때는 생각하지 못한 용도다.
처음에는 중문이 열렸는지, 사람이 들어왔는지만 알면 됐다. 그런데 센서를 연결해 보니 온도와 기울기, 진동이 보였고, 창문과 서랍을 포함한 다른 공간까지 떠올리게 됐다.
직접 해보다가 포기한 기능도 있고, 아직 시도해 보지 않은 생각도 남았다. 가끔 집 안을 둘러보면서 또 고민한다.
'이 센서는 어디에 붙여보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