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 스마트홈
불편함에서 시작한 스마트홈 · 2 / 6

월패드가 도어락을 열어주지 않아도 괜찮았다

기존 도어락의 통신 모듈을 바꿔 원격 잠금 해제와 실내 버튼을 연결한 기록

월패드와 도어락이 연동되지 않는 집에서 Zigbee 통신 모듈과 SmartThings Station, 스마트 버튼을 활용해 불편함을 개선한 경험과 호환성·보안상의 유의점.

월패드 화면에 방문객이 보인다. 누구인지 확인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다만 문을 열어주려면 결국 현관까지 가야 했다. 요즘 신축 아파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월패드·도어락 연동 기능이 우리 집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 불편함을 없애려면 월패드나 도어락 전체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나는 이미 설치된 도어락에 통신 기능만 추가할 수 있는지부터 살펴봤다. 몇 년 전 스마트홈을 구축할 당시 이 선택이 이후 자동화의 출발점이 됐다.

월패드와 도어락이 꼭 한 몸일 필요는 없었다

기존 월패드는 초인종 화면을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도어락은 지문과 비밀번호로 현관문을 여닫는 역할을 했다. 각자의 일은 잘하고 있었지만, 두 기기 사이에는 문을 열어주는 연결이 없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기능이 전혀 없다는 사실보다 그 기능을 사용하려는 순간마다 사람이 직접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방문객이 오면 화면을 보고, 다시 현관까지 걸어가서 잠금을 해제해야 했다. 멀리서 가족이 연락해도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월패드 자체에 도어락을 연결하려는 대신, 도어락을 별도의 스마트홈 허브에 연결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 방법이라면 월패드를 뜯어고칠 필요가 없었다. 월패드는 방문객을 확인하는 기존 기능을 계속 맡기면 됐다.

RF 모듈 대신 Zigbee 모듈을 선택했다

당시 사용하던 도어락은 무선 통신 모듈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였다. 내가 사용한 것은 SHP-DADT301/CN이라는 Zigbee 통신 모듈이었다. 기존의 무선 리모컨용 RF 모듈을 대신해 호환 모듈을 적용했고, 이미 갖고 있던 SmartThings Station과 연결해 사용했다.

이름이 복잡하지만 핵심은 단순하다. 기존 도어락을 그대로 쓰면서 외부와 통신할 수 있는 경로를 하나 만든 것이다.

기존 월패드와 도어락의 역할 및 스마트싱스와 Zigbee 모듈을 더한 변경 후 구성 비교
월패드는 영상 확인을 담당하고, 스마트싱스와 도어락 모듈이 별도의 잠금 해제 경로를 맡았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모든 RF 모듈을 Zigbee 모듈로 바꿔 끼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듈 형태가 비슷하다고 전기적·소프트웨어적으로 호환되는 것도 아니다. 도어락의 정확한 모델과 모듈 규격, 해당 시기의 허브 지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내가 사용했던 조합이 현재 판매 중인 모든 기기에서도 그대로 동작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Zigbee와 Z-Wave는 이름만 다른 동일한 통신이 아니다. 각각 별도의 무선 규격이다. 이 글은 Zigbee를 활용했던 경험에 관한 것이며, Zigbee 지원 제품이라고 모두 SmartThings Station에 연결된다는 의미도 아니다.

정말 필요했던 순간은 현관 앞에서 찾아왔다

원격 잠금 해제가 단순한 신기한 기능이 아니라 실제로 유용하다고 느낀 순간은 가족에게 전화가 왔을 때였다.

현관문 앞에서 지문 인식을 여러 번 실패한 상황이었다. 이전에 반복 인증 실패로 큰 경고음이 울렸던 경험이 있어 가족은 더 당황했다. 평소 지문으로만 문을 열다 보니 비밀번호도 바로 기억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전화로 비밀번호를 물어보니 나 역시 갑자기 떠오르지 않았다. 문 앞에 있는 사람과 전화를 받은 사람 모두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한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다소 난감했을 상황이었다.

그때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싱스를 열어 도어락을 잠금 해제했다. 문이 열렸다는 사실보다 기억에 남은 것은, 원격 제어가 실제 생활에서 막힌 순간 하나를 해결해 줬다는 점이었다.

나보다 먼저 도착한 가족이나 지인에게 문을 열어줘야 할 때도 비슷했다.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대신, 필요한 때에 직접 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점이 편리했다.

월패드 옆 버튼이 비어 있던 기능을 채웠다

도어락이 SmartThings Station에 연결된 뒤에는 다른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열 수 있다면, 집 안에서도 별도의 입력 장치로 열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월패드 옆에 스마트 버튼 하나를 설치하고 눌렀을 때 도어락이 잠금 해제되도록 구성했다.

월패드 화면에서 방문객 확인, 스마트 버튼 누르기, 현관 도어락 잠금 해제의 순서
월패드를 교체하지 않고 버튼 하나로 현관 도어락을 제어할 수 있었다.

월패드의 버튼이나 내부 배선을 개조한 것은 아니었다. 화면은 월패드가 보여주고, 잠금 해제는 별도의 스마트 버튼과 도어락 연동이 담당했다. 겉으로는 버튼이 하나 더 생긴 정도인데, 실제 생활에서는 자주 사용하던 동작이 크게 단순해졌다.

이런 방식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집의 구조를 통째로 바꾸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기존 설비가 하는 일과 새로 추가한 기능의 역할을 분리하면 교체할 대상도 줄어든다.

편리해진 만큼 보안은 더 신중해야 했다

도어락은 조명이나 청소기와 다르다. 잘못된 동작의 결과가 집의 출입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단순히 연결에 성공했다는 사실만으로 구축이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원격 제어 계정에는 강력한 인증을 적용하고, 접속 권한이 있는 기기와 사람을 최소화해야 한다. 버튼 역시 외부인이 닿을 수 있는 위치에 두지 않고, 방문객 확인 없이 자동으로 잠금 해제가 이루어지도록 만들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스마트싱스의 세부 기능과 도어락의 보안 동작은 기종과 지원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모듈 장착도 주의가 필요하다. 제조사가 지원하지 않는 부품 교체나 임의 개조는 오작동과 보증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제품별 호환성과 공식 절차를 확인하고,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구성이라면 시도하지 않는 것이 맞다. 원격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정상적인 수동 출입 수단도 유지해야 한다.

작은 연결 하나가 다른 자동화의 조건이 됐다

처음의 목표는 현관문을 원격으로 열어주는 일이었다. 하지만 연결하고 나니 도어락 상태가 스마트홈의 다른 조건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보였다. 실제로 현관문 이벤트와 조명, 청소기를 묶어보는 시도까지 이어졌다.

그 시도가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가족마다 생활 패턴이 달라 문이 열렸다는 사실만으로 귀가와 외출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다. 그래서 일부 자동화는 더 단순한 버튼 제어로 되돌렸다.

이 경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어락 전체를 교체하지 않고도 필요한 기능을 찾았다는 사실이다. 좋은 스마트홈은 모든 설비가 처음부터 완벽하게 맞물려 있는 집이 아니라, 기존 환경의 빈틈을 현실적으로 메워가는 집일 수도 있다.

다음 편에서는 원격 제어에 대한 기대가 어떻게 제품 선택의 기준으로 바뀌었는지 이야기하려 한다. 그 계기는 성공보다도 두 번의 실패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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