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를 직접 매입해 임대료를 받는 대신,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에 참여할 방법을 찾다가 리츠(REITs)를 알게 됐다.
처음에는 리츠의 구조를 깊이 이해하지 못했다. 직접 임차인을 구하거나 건물을 관리하지 않으면서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알게 된 기업이 리얼티인컴(Realty Income)이었다.
매달 지급되는 배당금의 매력
리얼티인컴은 여러 부동산을 보유하고 임대료를 받는 미국 상장 리츠다. 주주에게 월별 배당금을 지급한다.
상가 한 채를 직접 소유하는 것과 달리 여러 부동산과 임차인을 통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개별 공실이나 임차인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위험이 하나의 점포에 집중되지는 않는다.
상장주식이므로 일부만 매도하거나 매수 금액을 조금씩 늘리기도 수월했다. 주식 역시 가격 하락, 거래량, 환율에 따른 손실 위험이 있지만, 내가 직접 상가를 팔 때보다 환금성과 투자 규모를 조절할 자유가 있었다.
당시 검토한 상가의 예상 실질 임대수익률보다 리얼티인컴에서 기대한 배당수익률이 더 매력적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투자를 몇 년째 이어오고 있다.
나는 가격이 충분히 낮아졌다고 판단될 때 매수하려 했다. 일부 매수에서는 손실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판단한 저점이 실제 저점이라는 보장은 없다.
배당금을 오래 늘려온 기업들
리얼티인컴을 통해 정기적인 현금흐름의 매력을 느끼자 다른 배당주도 살펴보게 됐다.
처음에는 지금 당장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 배당귀족주와 배당왕족주라는 개념을 알게 됐다.
대표적인 S&P 500 배당귀족주 지수는 S&P 500 편입 기업 가운데 25년 이상 연속 배당금을 늘린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배당왕족주는 일반적으로 50년 이상 연속 배당을 인상한 기업을 가리킨다. 두 분류의 선정 기준은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
오랫동안 배당을 지급했다는 사실보다 오랫동안 배당을 늘렸다는 사실이 더 인상적이었다.
기업은 수십 년에 걸쳐 경기침체, 금리 변화, 물가 상승을 겪었을 것이다. 그런 시기를 지나며 배당을 늘려왔다는 이력은 살펴볼 가치가 있었다.
물론 과거의 배당 증가가 미래의 증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50년 넘게 배당을 늘린 펩시코
그 과정에서 관심을 갖게 된 기업이 펩시코(PepsiCo, NASDAQ: PEP)다.
펩시코는 펩시, 게토레이 등의 음료와 레이즈·도리토스 등의 식품을 판매한다. 필수소비재 업종으로 분류되는 기업이다.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지만, 식음료 소비의 성격은 부동산 임대와는 다르다.
2026년 기준 펩시코는 54년 연속 연간 배당을 인상했다. 회사는 2026년 연간 환산 배당금을 주당 5.92달러로 높였다고 발표했다.
현재 배당수익률뿐 아니라 앞으로 배당금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도 생각하기 시작한 계기였다.
지금 받는 배당금이 많아도 계속 유지될 수 없다면 의미가 달라진다. 반대로 지금의 배당수익률이 다소 낮아도 오랜 시간 배당이 성장한다면 장기적으로 받을 현금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
금리 변화 속에서 보유 종목을 분산하다
최근 금리 상승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의식하면서 리얼티인컴 보유 수량을 일부 줄이고 펩시코로 분산투자하기도 했다.
리얼티인컴이 나쁜 기업이라고 판단해서가 아니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수익을 내는 리츠와 식음료 판매로 수익을 내는 기업은 위험에 노출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리가 상승하면 리츠의 자금조달 비용과 부동산 가치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펩시코 같은 필수소비재 기업 역시 원재료비, 소비 둔화, 경쟁, 금리 변동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따라서 펩시코가 언제나 리얼티인컴보다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내 목적은 하나의 업종과 투자 구조에 대한 의존을 조금 줄이는 것이었다.
금리 상승에 대한 걱정으로 우량 배당주의 가격이 하락한다면 오히려 장기투자자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단순한 주가 하락인지, 기업의 지급 여력이 훼손된 결과인지 구분해야 한다.
지금 높은 배당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배당
투자를 시작했을 때는 현재 배당수익률이 얼마나 높은지가 먼저 보였다.
이제는 배당금을 지속할 수 있는지, 성장시킬 수 있는지, 주가 변화까지 포함한 총수익은 어떤지 함께 살펴보려고 한다.
리얼티인컴에서 펩시코로 관심이 확장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얼마를 받는가에서, 그 현금흐름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가로 관심이 옮겨갔다.
앞으로의 판단이 항상 옳을 수는 없다. 그래서 매수 시점과 그때의 생각을 기록해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