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뒤 나는 은행에서 요구하는 우대금리 조건을 꾸준히 맞췄다. 카드를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하고, 급여를 이체하고, 자동이체 건수도 유지했다.
조금 귀찮더라도 금리를 낮출 수 있다면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거의 5년 동안 조건을 지켰다.
매달 챙기던 거래 실적
카드 사용 실적이나 이체 건수를 확인하는 일이 습관이 되었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금리 우대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그동안 실제로 우대금리의 혜택을 받았으니 의미 없는 노력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그 혜택을 언제까지 받을 수 있는가에는 그만큼 신경 쓰지 않았다.
처음 대출을 받을 때는 당장 적용되는 금리가 가장 중요해 보였다. 5년 뒤의 일은 너무 멀게 느껴졌다.
5년 뒤 달라진 것은 무엇이었을까
금리 재산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대출 조건을 다시 살펴봤다. 기억으로는 처음 약정한 가산금리 자체는 유지됐고, 최초 5년 동안 적용된 거래실적 우대금리가 종료되는 구조였다. 기준이 되는 금리는 약정에 따라 다시 산정되었다.
따라서 은행이 계약과 무관하게 가산금리를 갑자기 올린 것은 아니었다. 우대금리가 적용되던 기간에는 낮은 금리를 냈고, 그 기간이 끝나면 처음 약정된 가산금리가 우대 없이 반영되는 방식이었다.
마침 금리가 상승하는 흐름을 체감하던 때이기도 했다. 기준금리 재산정과 우대금리 종료가 함께 다가오니 부담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사기를 당한 기분까지 들었던 이유
솔직히 처음에는 사기를 당한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5년 동안 부지런히 조건을 맞췄는데 이제는 그 실적을 유지해도 같은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니 허탈했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처음 계약할 때 그런 설명을 들었을 가능성이 컸다. 첫 주택담보대출이었고 알아볼 것도 많았다. 그 당시에는 우대기간이 끝난다는 말이 월 상환액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제대로 실감하지 못했을 것 같다.
설명을 들었다는 것과, 실제 미래의 부담으로 환산해 이해했다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내가 느낀 당혹감과 은행의 계약 위반 여부는 별개다. 지금 남아 있는 기억만으로 약정서의 정확한 문구나 대출기관의 잘못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 글은 약정 내용을 완전히 재검증한 법률적 주장보다 당시 경험에 대한 기록이다.
다음 대출에서는 무엇을 확인할까
이후 대출을 비교할 때는 금리가 낮아 보이는 숫자만 확인하지 않게 됐다. 우대금리는 언제까지 적용되는가. 그 뒤에는 어떤 금리 산식이 적용되는가. 실적 관리를 계속해야 하는가.
그리고 가능하면 특정 카드와 계좌 이용에 얽매이지 않는 상품을 찾고 싶었다. 이 생각은 실제 두 번째 주택담보대출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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